원래 다른 매체를 원작으로 하는 노벨라이즈 작품은 잘 안읽는 편이지만 어찌어찌해서 읽게 된 『아라비안즈 로스트 ~The flower on desert~』. 이 작품 외에 『하트나라의 앨리스』 쪽도 소설로 발매된 듯합니다만… 그 쪽은 읽을 일이 없을 듯하네요.
내기 마감을 앞둔 7일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판.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커티스×아이린 메인에 로베르토가 맹활약합니다. 이거 인기순으로 결정된 포지션 일까요? 아이린에게 맹렬히 대시하지만 곧바로 내쳐진 샤크가 좀 불쌍합니다. (아니, 그래도 코빼기도 못 내비친 소꿉친구들에 비하면 양반인가요…;;) 그리고 의외로 고리대금업자 콤비의 비중이 크게 나왔습니다.
게임상 커티스 루트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게 아니라 각각의 설정을 잘 뒤섞어 소설만의 오리지널 전개로 진행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더군요. 게임 텍스트에 비해 소설 쪽은 표현이 훨씬 직설적인 것 같네요.
커티스는 경어에 웃는 얼굴, 굉장한 실력자라는 설정으로 점수먹고 들어가서 약혼자 후보들 중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긴 합니다만… 맹렬히 불타오르기엔 뭔가 살짝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, 그 이유가 뭔지 이 소설을 읽고서야 좀 감이 잡히는 듯한 느낌입니다.
커티스에겐 뭐랄까… 절제와 대범함이 부족해요. 겉모습이야 평범한 보통사람이라고는 하지만, 이 인간은 자기 본성을 숨길 생각이 없습니다. 조금이라도 자기 신경에 거슬리는 일이 생기면 곧바로 신경을 곤두세우거나 실력행사! ‘능력있는 매는 발톱을 숨긴다’는 말은 커티스에겐 그다지 들어맞지 않는 듯합니다. 사실 평소엔 그 힘을 드러내지 않다가 중요한 순간에 파박 터뜨리는게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 않나요? 커티스에겐 강자의 여유가 부족하다는 느낌이에요.
그나저나 소설 마지막에 마이센, 일부러 초친게 틀림없어 보이네요. 유쾌한 태도를 취하는 포지티브 오라버니…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 사람은 복흑. 과연 정처없이 세상을 방랑하는 마이센의 염원은 퀸로제의 차기작 『크림슨 엠파이어』에서는 이루어질 것인가…!?